[대학 리스트 작성하기] 지망대 '공통자료' 분석하면 합격 예측 가능
박 원장의 '에듀 코칭'
성적·대입점수 고려해 작성해야
캠퍼스 관심보이면 심사에 유리
올 대학 입학 경쟁은 기대처럼 뜨거웠고, 역시나 치열했으며, 여전히 아쉬움도 컸다. 이러했던 경선 무대의 이제 마지막 참가자를 끝으로 무대는 고스란히 다음 주자들을 위해 비워졌다. 이제 저 빈 무대의 주인공은 11학년 학생들이다. 1학기를 마무리한 지금 이 시점에 현 11학년 학생들은 '대학'이라는 큰 무대 오르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일은 대학 리스트를 만드는 일이 될 수 있다.
◆1단계: 최종 학업 결과 (GPA, SAT) 예측하기
운동 경기로 치면 후반전 막바지 10-15분을 남긴 상황이다. 불가능한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은 더 이상 없지만 부족한 점, 약한 점을 채우고 보완할 수 있는 마지막 점검의 시간이란 뜻이다. 그리고 이 시점은 80% 이상의 학업 결과물이 완성된 상태이며, 남은 학업 기간을 고려해 최종 내신성적(GPA)은 예측 가능하다. 11학년 1학기 성적을 토대로 최상의 시나리오와 보편적 시나리오를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다. 예를 들어 11학년 1학기 6개 과목 중 4개 과목에서 A학점을, 2개 과목에서 B학점을 받아 총 내신성적(4.0 만점)이 3.75가 됐다고 가정해 보자. (지난 10학년에 B를 2개 받았을 경우다.) 그럼 이번 학기 예상치를 지난 1학기와 같이 B학점 두 개를 받는 일반 시나리오와 B학점을 A학점으로 끌어올리는 최상의 시나리오 두 가지를 예측해본다면 최소 3.75에서 최고 3.83까지 가능해진다.
또한 시기적으로 PSAT 시험 또는 SAT 시험을 한번 정도는 치렀을 터, 남은 시간과 노력 여부를 현실적으로 판단해 향상할 수 있는 점수를 예측해 볼 수도 있다.
◆2단계: 대학별 합격 통계 찾기
예측한 학업 결과로 어떤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단계다. 따라서 각 대학의 입학 통계 자료를 찾아봐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통계자료는 '공통자료세트(COMMON DATA SET)'다. 일반적으로 언론보도 자료용으로 각 대학이 매년 지정된 통계자료들을 공개하는데 US뉴스와 같은 공신력 있는 매체도 대학 순위를 정할 때 이 데이터 자료를 사용한다. 실제 통계자료를 본다면 '이런 친절한 통계가 있나' 싶을 만큼 대학 합격에 적합한 학업 수준들을 이해하는데 유용한 통계들이 많다.
▶공통자료세트 사용법: 안타깝게도 각 대학의 통계는 한 곳에 축적돼 있는 게 아니라 각 대학 웹사이트 들어가 손수 찾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구글을 이용하는 것이데, 가령 검색어로 '코넬 공통자료세트(cornell common data set)'를 입력하면 링크를 찾을 수 있다. 코넬대의 경우 1999년부터 2016년까지 입학생들의 통계자료들을 찾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다른 대학을 검색할 때 '대학이름 common data set'를 넣으면 비교적 근접한 링크를 찾을 수 있다.
◆3단계: 대학 리스트 작성
예측된 최종 학업 수준(GPA, SAT)과 대학 자료를 기준으로 본인의 학업수준이 지망대의 입학생 학업 분포도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게 핵심이다.
-목표(Target) 대학 리스트: 본인의 최종 학업 수준(GPA, SAT)이 지망대 입학생 학업 분포도의 25~75%에 해당하는지를 평가한다. 25~75%는 입학생들의 50%를 의미하며, 최하위 25%와 최상위 25%를 제외한 보편적인 입학생들의 학업 수준을 반영한다. 1차 리스트 작성시 중요한 점은 지역, 비용, 인지도, 날씨, 문화 등에 제한을 두지 말되 편견 없이 위에 예측한 내신과 SAT 성적을 기준으로 포괄적인 리스트를 뽑는 게 좋다. 대부분 만족할 만한 합격 통지서는 이 리스트에서 나올 것임으로 신중해야 한다.
-안전한(Safe) 대학 리스트: 최종 학업 수준(GPA, SAT)이 이 리스트에 있는 대학 입학생 학업 분포도의 최상위 25%에 넉넉히 해당하는지 평가한다. 리스트 작성시 중요한 점은 기대치를 하향조정한 만큼 대학이 가져줄 효율성, 가성비 등 현실적 이유를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 입학생 대비 학업수준이 높음으로 기대할 수 있는 장학금, 우수생 특별관리 프로그램, 복수학위, 학/석사 통합프로그램 같은 것들이다.
-가능한(Reach) 대학 리스트: 최소한 최종 학업 수준(GPA, SAT)이 이 리스트에 있는 대학 입학생 학업 분포도의 하위 25%에 해당하는가를 평가한다. 내가 손을 뻗어 닿을 수 있는 대학을 선택할 때 1~2개 대학은 무리해서 포함시켜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스로 평가가 너무 후하면 이 경선이 의미 없는 날갯짓으로 끝날지 모르니, 본인과 부모 모두 객관성을 유지하기 바란다.
◆4단계: 대학 리스트 수정
작성한 대학 리스트를 다듬는 과정이다. 에세이 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리스트에 있는 대학들이 본인과 얼마나 잘 맞을지 조사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캠퍼스 사진을 검색하는 일부터, 학교 웹사이트를 둘러보고, 대학을 소개하는 출판물들을 찾아보고, 지역 문화를 알아보고 등 최대한 많은 간접 경험들로 학교마다 '내가 좋아하는 이유'와 '내가 싫어하는 이유'들을 나열해 최종 리스트에 남길지 뺄지를 결정한다. 각 리스트를 적게는 8개에서 많게는 16개까지 간추리면 좋다.
◆5단계: 대학에 대한 나의 관심도 나타내기
최종 리스트에 남은 대학들을 면밀히 조사하고 나의 관심도를 다방면으로 드러내는 게 핵심이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대학의 페이스북, 트위터 등 대학의 소셜미디어 활동을 팔로우하고 대학 홍보관의 로컬 고등학교 방문 스케줄을 알아보거나 홍보관이 방문하는 지역의 칼리지페어에 참석하는 것이다. 교사와 카운슬러에게 대학에 대한 정보를 묻고, 졸업생을 만나서 선배의 경험을 들어보는 것도 좋다. 캠퍼스 투어를 하거나 기숙사에 1박을 하면서 강의를 청강할 수 있는 투어 신청은 적극적인 태도로 보인다. 이때 대입 사정관과의 인터뷰도 직접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으니 자세히 알아보는 것이 좋다. 대학에서 제공하는 여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일부 대학은 학생들에게 SAT/ACT 시험을 매번 치를 때마다 성적을 보내라고 한다. 대학에 대한 관심도를 드러내는 모든 행동은 차후 지원서에 작성하게 된다는 점도 기억하자. 많은 대학이 "왜 우리 대학인가"를 질문한다. 학교를 알려고 했던 노력들을 매우 구체적인 이유와 근거들을 제시해 왜 내가 이 대학에 가야만 하는 지를 설득력 있게 쓸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고작 몇 시간, 며칠 고민한 글과 수 개월, 수년을 곱씹고 되새긴 글의 깊이는 분명 다르다.
이 외에도 할 일은 수도 없이 많다. 대입 지원서 작성이 어떻게 보면 간단한 일에 불과할지 모르겠지만, 답을 해석하고 답 속에서 답을 찾으려는 검증 과정이 있다. 지원서를 그냥 작성하는 것과 제대로 알고 작성하는 것은 분명히 완성도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단언컨대 결코 이른 시작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