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신입생들을 위한 조언…학업 성취도 높을수록 고급수업 수월
박 원장의 '에듀 코칭'
중학교와 달리 자율학습 능력 필수
클럽·봉사활동 선택도 고민해야
Honors/AP 수업
사실 9학년 신입생들은 고등학교 아너스와 AP 등 고급수업에 대한 정보가 없어 고급 수업 이수에 대한 견해가 복잡하지 않다. 정작 이 문제의 복잡한 견해를 가진건 주위의 좋고 나쁜 많은 경험들을 지켜봐온 부모들의 몫일지 모르겠다.
'우리 아이가 아너/AP수업을 잘 따라갈수 있을까?' '한다면 얼마나 이수해야하는게 좋을까?' '힘들어 하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특히 올 가을,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첫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진지하게 고민해 봤을 질문일 테다.
지금 8학년이 마무리 되어가는 이 시기는 로컬 고등학교 카운셀러들이 인근 중학교를 방문해 예비 신입생들인 8학년 학생들과 내년에 이수하게 될 수업들에 대해 미팅을 하는 시기라 부모들은 그 어느때보다 바쁘게 정보력을 발휘하고 있다. 내년 수업을 정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결정일 수 있다. 고등학교의 첫단추이기 때문이고, 앞으로 고등학교 내내 이수하게 될 수업은 지금 선택한 수업과 트랙과 이어질 수 있기에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또한 학생이 고등학교 내 이수한 고급수업의 숫자는 순위 높은 대학의 입학 트렌드와 비례한다는 것도 틀림없는 대입의 팩트다. 따라서 많은 고급수업을 이수한다는 것은 높은 내신, 높은 석차를 얻기 위해 학생이 치뤄야 할 비용과 위험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위험요소란 내가 감당하지 못할 어려운 수업을 무리하게 이수해 오히려 내신 성적이 떨어져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불리한 케이스들을 말한다. 가령 석차가 떨어지고, 목표하는 대학 경쟁에서 도퇴되거나, 자신감을 잃고 남아 있는 시간에 더이상 노력을 하지 않게 되는 등 여러가지 좋지 않은 상황들에 직면하기도 한다.
또 비용이란 고급 수업을 받을 때 투자해야 할 공부량과 과목과 함께 가중되는 시험들 (AP나 SAT 서브젝트 시험)에 대한 준비가 될 수 있겠다. 때로는 늦은 새벽까지 공부를 해야하는 경우도 잦아질테니 말이다.
첫단추를 잘 꿰기 위해선, 보다 현명한 선택을 위해선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이의 학습 능력을 측정해 현주소를 파악하고 아이의 학업 성취도를 가늠해보는 것이다.
학습 능력 측정하기
막연히 '중학교 때 잘했으니 고등학교 때도 잘하겠지'라고 예측하기엔 사안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주위 아이들을 통해 봤을 것이다. 아이도 중학교 내내 늘 우수한 성적을 받다가 불연듯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성적이 마음처럼 반영되지 않을 때 처음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맛보기도 한다. 때론 이 학생들은 "선생님이 강의를 많이 안하세요. 솔직히 책을 읽어도 이해가 잘 안되니까 선생님 강의에 의존하게 되는데, 질문도 잘 안받고 교과서만 읽으라고 하세요"라며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기도 한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볼때 고등학교 고급 수업은 중학교 수업처럼 그렇게 친절하고 짜임새 있지 않다.
모든 중학교 수업이나 고등학교 고급 수업이 일률적으로 그럴것은 아니지만, 중학교 과목은 상대적으로 그렇게 어렵고 복잡하지 않아, 수업시간에 숙련된 교사의 강의와 노트에만 의존해도, 다시 말해 교과서를 정독하지 않아도 교사의 지시에 따라 성적 유지가 가능했다.
그러나 고등학교의 AP과목이 학습범위가 방대하고 정보의 깊다는 점들을 고려한다면, 교사가 수업시간에 방대하고 복잡한 정보를 말로써 전달해주길 기대하는 건 무리다.
AP수업처럼 고급수업일수록 학생 개인의 공부는 필수이고 그 비중은 교사의 강의보다 더 큰 작용을 한다. 학습이 '10'이라면 자습이 '7'을 차지하며 교사 강의는 고작 '3' 정도가 될 것이다. 대학을 간다면 그 비중은 개인공부에 더 치우칠수 밖에 없다. 대학이 학생들의 읽기와 독해능력을 SAT나 ACT를 통해 평가하려는 이유가 바로 학생들 개개인이 교과서와 각종 자료들을 통해 자율학습 능력을 기대하고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볼수 있다.
개인적 경험으론 8학년 2학기쯤 치른 PSAT나 연습 SAT시험으로 현주소를 추측하는데 도움을 얻곤한다. SAT는 과학, 사회, 역사, 문학, 수학등 다양한 지문을 읽고 독해해야만 함으로 학생들의 읽기능력과 이해능력 조금이라도 옅볼수 있다.
소수의 우수한 학생들은 이미 1300-1450점에 도달하기도 하는데 대부분 이런 학생들은 9학년이 이수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수업 트랙에 넣어도 잘해낼 수 있는 명석함과 충분한 공부량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보다 1200-1290점대를 기록하는 학생들도 탄탄한 학업 기초가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앞선 1300-1450점의 학생들은 공부 의지가 좀 약하다 해도 고급 수업들을 이수함에 있어 여전히 우수한 학업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학업 이해능력이 커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으나,1200-1290점대 학생들은 개인 학업 성취도와 공부의지가 함께 높아야 고급수업 이수시 탄탄한 학업 기초가 있어야 우수한 학업 수준을 유지 할 가능성이 크다.
1100-1190점대 학생들은 중상위권으로 비교적 좋은 학업 기초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방심할 수 없고 지속적으로 학습 능력이 증진되는지 지켜봐야 한다. 학습 능력 증진을 위해 고급수업을 듣길 권장하나, 내신이 낮아질 위험성도 크기에 처음부터 무리한 숫자의 고급수업 이수는 다시 고려해보기 바란다.
고급수업이라해도 그중엔 수월한 수업이 있기도 하고, 어려운 수업이 있기도 하다. 정보력을 발휘한다면 합리적인 고급 수업 숫자와 난이도의 수위를 잘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조언은 결코 절대적인 수치가 아니다. 학생들 개개인의 성향과 학업에 대한 에너지등 고려해야 할것이다.
학업 성취도나 성향을 측정한다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라지만, 적어도 가늠해 볼 필요는 있다. 예를 들어, 학업 성취도(공부와 성과에 대한 욕구와 그에 마땅한 노력이 비례하는 것)가 스스로의 결정에 따라 이뤄질수록 성취도는 높다고 판단해도 되고, 부모의 개입이 필수적이거나 아니면 과외나 학원의 의존도가 높다면 성취도는 낮아진다.
대부분의 공부는 자율적으로 이뤄져야하고 학습도 스스로 상당부분 이뤄져야 교사의 강의나 과외 또는 학원의 도움이 나머지 모자른 부분을 채워주기에 학생의 학업 성취도는 고등학교내 성적관리나 고급 수업 이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볼수 있다.
그외 고민들
앞으로 2-3개월동안 학생과 부모가 함께 고민해야 할 항목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대표적으로 교내 클럽 선택 내용을 비롯해 ▶스포츠/음악/저널리즘/학생회 ▶봉사활동 ▶리더십 ▶매해 여름 프로그램 ▶로컬 대학 수업 이수 ▶SAT/AP/ACT 등 시험 스케줄 및 준비 방법 등이다. 물론 이 모든 고민엔 뚜렷한 정답은 없다.
그러나 지금의 고민과 노력으로 무지가 불러올 혹시 모를 과오를 최소화할 수 있으리라 믿고 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고민이 될 것이라 믿는다.
jay.park@eliteprep.com